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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곡헤.. | 24/05/08 03:04 | 추천 8 | 조회 18

방진의 최전열은 누가섰을까?(PS 기사들이 지배층이 된 이유) +18 [2]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5972948

전열보병 멍청한거 아니다~ 그땐 다 그래야 캤다~ 골백번을 들었을 테니 굳이 입아프게 안 떠들어도 알 거임


근데 전열보병 맨 앞줄이라고 생각해 보면 합리적이고 뭐고 지랄이고 걍 개좇같지 않았을까?


그럼 인류가 전쟁을 시작한 이래로 좇같은 방진 맨앞줄에 누가 서는건 어떻게 정했을까?


1. 고대 그리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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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드를 보면 전투씬마다 심심하면 나오는 용어가 이 '프로마코스'인데 프로 = 앞, 마코스 = 싸우다 니까 '프로마코스'는 직역하면 '맨앞에서 싸우는 사람', 그러니까 단어 정의부터가 앞줄에 선다는 뜻임


일리아드에 나오는 영웅들 그러니까 아가멤논, 헥토르, 아킬레우스, 아이네이아스, 사르페돈 등등등이 죄다 이 '프로마코스'


갑빠 제대로 챙겨입은 놈들은 귀족밖에 없던 개씹고대니까, 갑주 입을 만큼 부자고 부리는 따까리들도 많으면 그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해라~ 이거임


그래서 이때 서사시 전투 양상을 보면 뒤엣놈들은 느슨하게 따라가면서 투창 던지고 활쏘고, 커다란 방패 들고 청동갑옷 둘둘 두른 프로마코이들이 서로 전열을 이루고 팬티레슬링을 하는식



2. 그리스 폴리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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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를 먼저 보면, 아테네 시민보병의 전술단위는 '탁시스 (= 중대에서 대대규모)' 였음.


아테네군에서 누구는 투석병이고, 누구는 중장보병이고, 누구는 기병이고 이런 병과가 정해진 방식은 개인이 사비로 마련해온 장비에 따라서였는데, 정확하게 말해선 소득분위에 따라 가져올 장비가 지정되어 있는 식이었음


그 중에 호플리테스, 중장보병으로 복무하도록 정해진 건 소득 3분위 '제우기타이'들이었는데, 가난한 서민도 아니고 대지주 부자도 아닌 그 애매한 동~은수저 라인.


소크라테스의 델리온 전투 일화를 보면 각 시민이 팔랑크스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지정되어 있었다는데 얘네도 전통 따랐으면 제우기타이 중에서 가장 삐까뻔쩍하게 잘 차려입은 = 사회적으로 높은 계층의 병사들이 맨 앞에서 솔선수범 했을 걸로 보임


+ PS)


헬라스는 원래 위-대한 폴리스 시민군 전통을 자랑했지만,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 허구한 날 쌈박질하면서 ‘상비군’ 비스무리한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됨


그래서 각 도시들에서 형성된 게 ‘에필렉토이’ = ‘picked hoplite’


보통 한 300명쯤 하는 이런 정예부대 중에 가장 유명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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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테베 게이부대인 신성대되시겠다



3. 로마 공화정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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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군도 가장 작은 전술제대로 '탁시스'를 썼지만 (나중에는 '신타그마'로 갈아탐) 스파르타보다 더 땅개 제대들을 세분화시키면서 존나 복잡해짐


알렉산더 때 기준으로 (셀레우코스 왕조 때는 또 다름)


탁시스(1500-2000) > 로코스(500) > (?) > 데카스(16)


이렇겐데, 데카스에는 간부가 4명씩 있었음.


맨 앞이랑 맨 뒤는 크세노폰 때에도 부사관급 고참들이 맡았는데, 마케도니아는 열 중간에 2명씩도 dekastateroi(=10스타테르 받는 놈)라고 따로 지정해서 간부로 만들어 버림.


이러면 뭐가 가능하느냐? 저 방진이 16*16에서 16*8 2개로 쪼개질 때, 열 중간에 있던 애들이 자연스럽게 맨 뒤에서 대열 정돈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거임


그래서 마케도니아 방진은 다른 헬라스 방진들보다 대형전환이 휙휙 빨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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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초기에 팔랑크스 썼던 때는 그리스랑 똑같으니까 제끼고, 바둑판 마니플 대형 쓸 때는 되게 희한함.


여태까지 앞 열에 서는 놈들은 다 귀족, 정예, 장교 이런 식이었는데 


이쪽은 이걸 거꾸로 뒤집은 하스타티-프린키페스-트리아리 3열로 유명함

얘네가 트렌드랑 다른 이유는 로마식 느슨한 대형은 짬이 날 때 교대가 가능했기 때문임.


그래서 하스타티는 살살 싸우면서 피해는 적게 주더라도 힘을 빼놓고, 더 잘 무장한 프린키페스가 밀고 들어가면서 킬딸치고, 트리아리는 막타치거나 후열 방어를 맡는 식


이게 가능한 건 대형이 느슨해서였는데 틈 없이 빽빽한 방패벽이었으면 하스타티가 적당히 타이밍 재다가 빠지니 어쩌니를 못했다 이거에요.


그럼 소득분위 상관없이 다 무장수준 똑같은 공화정 말이면 이때는 누가 앞에 섰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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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부장이 기형적으로 많이 뒤진 거 보이죠? 


아무래도 냉병기 시대 싸움은 까오랑 모랄이 지배하는 시절이다 보니 장교들이 직접 뛰쳐나가서 칼부림 보여주면


캬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이다 아킬레우스다 자지러지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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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마제국 시대


더 후, 제정 로마 때 아리아노스가 쓴 ‘본인 방금 알란족 조지는 상상함 ㅋㅋㅋ’ 에 실린 대형인데, 앞 4열 = 창병(kontophoroi), 그 뒤 4열 = 투창병/경장창병(lonchophoroi), 마지막 열 = 궁수임. 장비차이가 있으면 장비 좋은 애들을 당연히 앞에다가 배치했음을 볼 수 있음.


로마 후기에 갈수록 모든 병사들한테 다 갑옷을 못 돌렸다 이런 썰이 늘어나고, 맨 앞 몇 줄만 갑옷 입힘 이런 썰도 돌고 그럼



4. 서로마제국 말기


로마 망하고 미게르만들이 설치던 서로마 말기 시대엔 왕의 친위 가신단(코미타투스)이 군대의 중핵이 되었음.


테인이니 홀드니 허스칼이니 테울루니 용어야 많지만 결국 다 평소에는 밥벌레지만 전쟁 나가선 누구보다 앞서 싸우는 프로전사단


게임이었으면 적당히 잡병으로 고기방패 세우고 엘리트병종 아꼈겠지만


현실에선 그 잡병 고기방패 = 농사짓는 농부죠? 그러니까 전투 때도 당연히 방패 큰 거 들고 사슬갑옷(개비쌈) 챙겨입은 얘네가 밥값하면서 앞에서 탱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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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엔 농사짓다가 싸우러 나온 컬이니 퓌르드니 하는 자유민 보병들이 쪽수 받쳐주면서 방패벽 뒤에서 창 찌르고 화살 쏘거나 투창 던지고 하는 거


엥? 이거 완전 아까 말한 프로마코이 아니냐?



5. 중세 시대


중세 후반으로 갈수록 미게르만들도 관료체계 복잡해지면서 군대도 복잡해지는 건 당연한 일.


암튼 이때 보병은 그리스 제국군을 보든, 성지순례하러 간 십자군들 기록을 보든 대충 동의하는 사항이 있는데,


1. 방패 든 사람 = 전열

2. 갑옷 입은 사람 = 전열

3. 방패, 갑옷 없음 = 뒤로 가도 됨 ㅎㅎ


이 심플하고 상식적인 규칙이 잘 먹힘. 그러니까 이때도 결국 중무장한 놈 = 지위 높고 돈 많은 놈들이 앞에 섰고


시간이 흘러흘러 14세기, after 흑사병 유럽은 갈수록 쌈박질이 전문직화됨.


이젠 40일 봉신계약 끝나면 집에가는레후~ 똥국왕상 혼자 잘싸워보는테치 그런 거 없고, 차라리 인력사무소에서 노가다 인부 모집하는 거랑 가까워짐.


그래서 이때 '정규군'이랑 '용병' 차이는 진짜 별거없음.


똑같은 계약서여도 그게 워윅 백작의 모병관이랑 계약하는 거면 정규군이고 호크우드 같은 콘도티에로랑 하는 거면 그게 용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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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꺾인 돈미새 호크우드 따라서 싸운 백색용병대 하마전투 대형을 보면


앞 열 = 중장병

그 뒤 = 종자

그 뒤 = 궁수

그 뒤 = 시동 (말잡이)


이런 식으로 섰고 대충 이렇게 3-4명을 랜스 하나로 묶어서 중장병이 랜스 대빵으로 관리했음.


페이도 그래서 중장병을 젤 쎄게 쳐줌. 노가다도 그렇고 돈 많이 주는 일들은 돈 많이 주는 이유가 다 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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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후의 파이크앤샷 용병 대전성시대가 왔다.


스커미셔인 총병 빼고 우직하게 버티는 파이크병만 먼저 얘기하자면, 앞줄에는 갑옷 단디 챙겨입은 고참들이 도펠죌트너니 코셀레테니 하면서 맨 앞에 서는 대신 페이도 올려받았음.


당장 도펠죌트너부터 나 월급 두배받는놈임! 이란 뜻이었고


테르시오 파이크병 중에 전열에 서는 '코셀레테'는 아예 병종 이름부터 뜻이 '흉갑 입음ㅎ'임


다만 갈수록 총병의 비중이 늘어나고 창병의 수는 줄어들면서 갑옷 빵빵하게 챙겨입던 코셀레테 어쩌고 등등도 다 탈코르셋하고 도태됨. 이걸로 맨 앞줄 = 정예병 = 페이 올려받음 의 시대는 끝나는데...



6.


그리고 대망의 전열보병시대


다 천옷에 머스켓장비 똑같은데 무슨 기준으로 했을까? 앞줄에 고참 세워서 짬 먹은 값을 하라고 했을까, 신병 세워서 고기방패로 써먹고 고참을 살리는 방향으로 갔을까?


응~ 둘 다 아니고 '키순서'로 배치함~


키작은 놈 어깨 위로 쏘라고 키큰놈을 뒤에 세우나? 아니면 키큰놈들 보고 쫄라고 키큰놈을 앞에 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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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아니고, 키큰놈 = 양 옆, 키작은놈 = 중간 이거에 집착하면서 병사들을 마구 정렬하는 식이었음


이유, logical) 키큰놈 = 보폭이 큼, 키작은놈 = 보폭 작음


따라서 행군하다가 방향 전환할 시, 키큰놈이 바깥쪽에 있는 게 대형 회전에 편함!


키순으로 일렬 나열시킨 다음에 홀수번째 사람 한 발짝 앞으로, 그리고 그렇게 만든 2열을 양쪽으로 갈라서 합치면 양쪽이 크고 중간이 작은 대형이 깔끔하게 완성이 되는데, 이건 당시 제식으로 개발되어서 현대까지도 쭉 쓰이는 중이다


재수없게 앞에 서는 놈은 걍 지 팔자다 이말임 ㅇㅇ


그야말로 계몽시대에 어울리는 논리야놀자 애독자가 생각해낸 배치법이라 할수있겠다


그리고 빅토리아 시대에 접어들면 전군의 스커미셔화가 완료되면서 맨앞에 서는 거 구분 그딴거 없어짐


즉 열병기가 도입되기전까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돈많은 사람이 갑옷 든-든하게 받쳐입고 최전열에 서왔다 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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