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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오락.. | 24/07/04 00:35 | 추천 49 | 조회 97

썰) 손님 없는 식당에서 혼밥하고 온 썰 +97 [18]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6720535

역 근처 왔다가 이왕 나온거 저녁 먹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KFC.. 바글바글해요


역전우동.. 빈 테이블은 안 보이네요


롯데리아...? 너넨 왜 사람이 많은거죠


역세권 버프는 대단하네요



근데 주변에 손님 하나 있는 식당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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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의 식당)


돈까스 메밀국수 주먹밥 뭐 그런거 파는 식당이네요


돈까스+메밀국수 세트가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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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싼 가격은 아니지만 왠지 혹해서 들어가봐요



기합차게 문 열고 들어갔어요


"안녕하세요"


사모님이 눈만 꿈뻑하고 뭐 아무말도 안하시네요


제 등장이 너무 서프라이즈였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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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주문 하려니까 앉아있던 아저씨가 카운터로 들어가요


손님이 아니었어???


아니 그럼 주인이 둘인데 손님 오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단 말이야??


제 와꾸가 다 무너지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놀라서 인사도 못할 일이라니


이건 좀 상처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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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제가 여기 인사받으려고 온 것도 아니잖아요!


아무튼 돈까스 메밀 세트 주문했어요


만천원.. 만천원.. 아깝지만 기대가 되는 가격이에요




반찬 물 수저 퇴식까지 전부 셀프군요


그런곳 많아서 별 신경 안 써요


근데



오래 걸리네요..


뭐 한 15분 20분 기다렸나


그때까지 손님이 안 와요


내 밥도 안 와요...


뭐 튀기는 소리는 들리는데


별 수 있나요 기다려야지




유게 베스트 글이 얼추 물갈이 될 때 쯤


"돈가스랑 소바"


주방쪽에서 소리가 들려요


근데 아무도 안 움직여요


나는 주방쪽을 쳐다봤고


사장님도 나를 쳐다봐요


사모님도 나를 쳐다봐요


아니 왜 나를 쳐다봐요





"돈가스랑 소바 나왔어요"


가져가는 것도 셀프인가 봐요


그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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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1발



뭘 알려줘야 가져가죠


메뉴명만 덜렁 말하면 뭘 어떻게 알고 가져갑니까..


같은 메뉴 시킨 손님 2명 3명만 있어도 개판되기 딱 좋은 식당이


라고 할뻔했어요


고작 밥 먹기 전인데 이렇게 피곤할 수가 있다니


빨리 먹고 집에 가고싶은 생각이 절실해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 소바 상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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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2발



돈까스는 고기를 얼마나 얇게 폈는지 위아래 튀김옷 두께 합치면 고기보다도 두꺼워요


심지어 튀김옷이 다 분리돼서 나왔어요


와 삼단분리 돈가스라니


그렇다고 양이 많은가 하면 손바닥만한거 5등분 뿐이고


곁들이는 양배추 샐러드 한젓가락이 전부네요


세트라고 밥을 안 주는 건가.. 밥도 없어요



소바 상태라고 다를 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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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미니 우동기에 두세젓가락 들었네요


심지어 미지근해요


정수기에서 떠온 냉수보다도 미지근해요


그리고 소바에 보통 오이가 들어가나?


오이맛이 너무 강해요


이게 소바야 오이냉국이야


아니지 시원하지도 않으니 그냥 오이국이겠네요


살다살다 오이로 만든 국까지 먹어보네요




도저히 이걸로는 배가 안찰거 같아서 주먹밥을 하나 추가하기로 했어요


카운터로 가니 주방에 있던 사모님이 나와요


"참치 주먹밥 주세요"


"김치 드실래요?"





뭐지


저랑 만담하시자는 건가요


'치' 말고는 겹치는 게 없는 완전히 다른 주먹밥 아닌가요


아하.. 참치가 없나보다


없다면 다른걸 시키면 되죠


"참치 없나요?"

"김치 맛있어요 여기 들어가는 김치가 어쩌구 저쩌구"


저는 김치의 맛과 효능을 들으러 여기 온것이 아니에요 사모님


"그래서... 참치는 없나요?"


"우리집 김치가 어쩌구 저쩌구"

옆에서 폰하던 사장님도 거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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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3발


2:1로 김치로 두들겨 맞으니 혼이 쏙 빠지네요


메즈캐 둘이서 번갈아서 메즈기 넣는 기분이에요


사람이 상식 밖의 일을 연거푸 겪다보면 모든일에 초연해지고 넋이 나간다는데


딱 그 꼴이에요




그래서


김치주먹밥을


받아왔습니다...




한입 먹어봐요


음 맨밥이네


두입 먹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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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사모님 김치의 효능은 모르겠고 일단 맛은 없네요...





그래도 다 먹었어요


와타시 부타산-다 거든요


식기를 한데 정리해서 퇴식구에 밀어넣고


짐 챙겨서 나갈때쯤


묘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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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갈때도 인사 없이 보내는 건 아니겠지?'



생각해보면 그래요


들어갈때는 갑작스런 손님의 방문에 놀라서 인사를 못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제 와꾸가 너무 놀랍게 생겨서 (이하생략)


그러니 나갈때는 좀 다르겠죠?



의자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기고


문 열고 나가요


문 소리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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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소음이 참 큰가봐요


인사 소리가 안 들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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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4발



그래요


내 잘못입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손님 하나없는 식당에 찾아간 내 잘못이죠


이런 곳이 숨겨진 맛집이라는 되도 않는 기대를 한 내 잘못이 맞아요



가격대비 양이 적은 것도


맛이 그냥저냥 그런것도


사실 별로 맛있지도 않았다는 것도


사실 그냥 맛 없었다는 것도


전부 주관적인 기준이니까 이해할 수 있어요


그치만요


안녕히 가세요 정도는 좀 해줘요..


손님 나 혼자잖아요..



이러면 안 되는데 손님 없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냥.. 좀.. 그렇네요..




P.S


돈가스에 모밀을 먹고도 속이 편한건 참 좋네요


그냥 먹은게 없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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