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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G+ | 24/10/03 21:50 | 추천 9 | 조회 21

DC) [조커 폴리 아 되] 리뷰. 망작일까 아님 의도된 명작일까?/스포 +21 [8]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788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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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 주부터 거하게 관객점수가 조진 [조커: 폴리 아 되]


그러면 왜 이렇게 조진 걸까요. 어떻게 만들었길래? 정말 '골프채 드러그만' 한거임???






1. 



사실 이 작품의 주제는,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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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라는 신드롬이자 상징, 빌런은 그저 환상이었고 사람들이 원해서 세워진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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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은 범죄계의 광태자이자 고담을 주름잡을 광기의 악당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정신병에 걸린 불쌍하고 비참한, 그리고 모두가 외면한 사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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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1편이 아서 플렉이 조커로 일어서는 이야기였다면,


2편은 조커가 아서 플렉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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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커 1편의 엔딩에서, 조커를 차 위에 세우고 환호하는 군중들이 긍정적으로 그려진 적 없다고 보는 입장에선


이런 줄거리 전개는 꽤 개연성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거야 조커라는 인물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그 조커가 탄 경찰차를 들이박은 후 피를 줄줄 흘리는 자신들의 우상을 아무튼 차 위에 세우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군중이 조커를 띄워주는 것이 과연 아서에게 좋은 일일까?'


'과연 아서는 조커로 일어난 것인가, 아니면 군중이 원하던 우상이 된 불쌍한 정신병자일 뿐인가?'



라는 의문은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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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기가 쩔던 전작 주인공이 추락하는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호불호가 갈립니다.


당연히 '우린 그렇게 일어난 조커가 더 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걸 원하는 것인데, 이게 뭐냐' 라는 말도 나올 수 있죠.


이 점은 필연적이고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


다만, 개인적으론 '저 주제'가 나올 수 있는 일반적인 호불호의 반응에서, 본작이 유난히 불호가 압도적으로 터져나왔다고 생각하긴 해요.


그 이유는 조금 있다가 말씀드리겠습니다.






2.



그렇다면 감독 토드 필립스는, 저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요?



우선, 두 가지 방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할리 퀸젤, 일명 리로 대표되는 추종자들과, 소피와 게리로 대표되는 지인들로


즉 '조커'와 '아서'를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로서 보여주는 것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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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조커의 추종자이며, 그녀에게 아서는 조커의 그릇 이상 이하도 아닌 사람입니다.


웨스트사이드의 부잣집 딸내미지만, 그럼에도 리는 조커를 사랑했습니다.


성관계를 맺을 때도 아서가 아닌 조커로 분칠을 해야 만족했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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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그린 웃는 립스틱에 입의 위치를 맞추며 웃는 아서)



그렇기에 두 사람의 관계는 가스라이팅의 불공정한 관계이며, 관객들은 점점 불편함을 느끼게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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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와 게리는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의 지인들입니다.


소피는, 한때 자신이 사귄다고 망상했던 여인은 스스럼없이 '아서가 얼마나 민폐를 끼치고 비참한 인간이었는가' 를 털어놓고





(정작 영화에선 착하고 선량하게 나오던 재판장 ㅠㅠ)



아서는 이를 버티다 못해 망상 속으로 도피, 조커가 되어 법정을 때려부수고 본인은 자.살합니다.


'쪽팔려 뒤질 것 같다' 라는 직설적인 표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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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다음의 게리는 도피조차 불가능했던 고발인입니다.


당시에 아서는 이미 리의 요구대로 조커가 되어 현실에 서 있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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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게리가 울면서 조커에게 날리는 모든 비난은 곧 아서에 대한 질책이며,


아서는 '강력한 빌런 조커'가 되어 서 있음에도 게리의 공격에 무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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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구도는 바로 아서의 비참한 유년시절의 재현입니다.



아서는 어린 시절 어머니 페니 플렉에게 입양되었으나, 페니의 남자친구에겐 학대를 당하고 어머니에겐 방치되었습니다.


감정이 격해지면 의사와 상관없이 광소하는 질병은 여기서 비롯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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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부, 아서와 할리가 보던 영화가 기억나시나요?


거기서 '나는 오이디푸스를 연기했다' 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오이디푸스는 제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결혼한 자로 유명한 양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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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의 유사 어머니는 변호인 메리앤입니다.


그녀는 아서를 보호하고, 챙겨주고, 나름대로 최선의 방식으로 도우려 하죠.



하지만 페니 플렉처럼, 메리앤은 애초에 아서를 제대로 알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녀의 법정 공방은 아서 플렉의 감수성을 해치는 또 다른 학대가 되었습니다.

(메리앤의 의도와 다르게 말이죠.)



그렇기에 아서는 할리 퀸젤에게 자극받은대로 '강력하고 자신만만한 조커'가 되어, 어머니에게 입을 맞추고 내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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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정복한 아서는 이제 아버지와 마주하는데요.


그가 마주한 아버지는 교도관 재키입니다.

(누가 봐도 무디군 그 배우분 맞습니다.)



그는 난폭하고 잔인한 아캄의 교도관 중에선, 거칠고 투박하지만 나름대로 아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캄 기준에서지만요.


중간중간 묘한 눈빛으로 아서를 바라보는 씬이 있기에, 그게 무슨 감정인지 궁금하셨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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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서가 '아버지를 쓰러뜨리는 강력한 조커'로 되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재키를 모욕하자,


재키는 아서의 분장을 지워버리고 그를 조커에서 아서를 끌어내립니다.


+

개인적으론 저 장면은 은유된 성폭행으로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재키의 미묘한 눈빛은 바로 저런 뒤틀린 동성애의 표출이었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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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서는 감방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습니다.


그는 강력하고 위대한 조커가 아니었고, 그의 정복감은 오히려 정복당한 피식자가 되었으며,


조커를 부르는 청중의 열망은 오히려 스스로를 죽이는 자기파멸적 광기가 되었다는 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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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아서는 '조커는 없다. 오직 나만이, 비참하고 추레한 아서 플렉이 있을 뿐이다.' 라고 고백하며


이에 리는 망설임 없이 아서를 떠납니다.



초반, 영화 상영실에 불을 지른 리와 아서가 도주하며 부르는 노래는 '배우도, 광대도, 모두가 즐거움을 위한 것' 이라는 구절이 반복되는데요.


리의 입장에선 '자신과 같은 추종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아서'는 이젠 무의미했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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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는 작중 계속 좁은 정신병원과 법정을 왕복하는데요,


겨우 밖으로 나왔지만, 그에게 허락된 것은 오직 좁고 가느다란 도주로 뿐이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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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아서는 끝까지 올라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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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후, 아서는 한 조커 추종자의 공격으로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1편의 오프닝처럼 혼자, 도움없이, 비참하게 내버려진 시체가 되어


쳐진 입가에서 흘러나온 피가 비참한 미소를 그리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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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의 제목인 '폴리 아 되'는 공감성 광증을 의미합니다.


이는 아서가 촉발시킨 조커라는 광증을 의미하며, 동시에 노래를 매개체로 전염된 리와 아서의 관계였던 것이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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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본 분들이라면 '아 작성자는 조커2를 엄청 잘 봤나보네' 라고 하겠지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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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제가 흥미롭고 탐구할 만 하느냐는 것과,


그 영화가 재미있느냐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저 좋은 주제와 이야깃거리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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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뮤지컬이 첫 번째 문제죠.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본질적으로 뮤지컬이 '단편적인 감정의 표출' 이라는 점입니다.


중요한 건 단편적이란 겁니다. 통상적인 뮤지컬 넘버에서 보여주는 '전개와 상황 변화' 가 없죠.






그렇기에 뮤지컬 파트는 결국, 앞에서 하던 얘기나 감정을 5분 넘게 풀어주는 지리멸렬한 파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헤헤 리가 좋다', '아 쪽팔려서 여기 다 때려부수고 죽고싶다' 이런 감정들을 말이죠.


심지어 죄다 망상 속이니, 뭔 긴장감이 안 느껴질 수 밖에요. 아니 지 상상 속 뻘짓인데 몇을 죽이던 뭔 상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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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가 아서 쏘는거? 너무 뻔해서 놀라지도 않아!!


아니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다 말해주잖아 아서는 몰락한다고! 그럼 리가 버리겠지!




...더군다나 그 뮤지컬 넘버가 기억에 남는 것도 별로 없는게 문제입니다.


'조커는 나야' 파트는 딱 대사 한 마디만 건질 만 한데, 나머지 부분도 가사가 임팩트가 너무 약했어요.


개인적으론 오히려 넘버가 아닌 삽입된 음원들에 더 호평을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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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선 '주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 사랑입니다. 세상에 산은 너무 많으니.' 가사가 나오는데


이는 '산을 쌓을거야' 소리를 주구장창 하는 리와 아서가 본질적으로 엇나간다는 중요한 복선이죠.








또한 죄수들이 계속해서 부르는 찬송가 겸 가요(가스펠이라고 하더군요). '성자들의 행진' 역시 조커의 추종자들을 관통하는 곡이죠.


기독교적 성향답게 '성인들이 행진할 때 함께 하고 싶다.' 라는, 즉 조커의 곁에 서고 싶은 자들이 부르는 곡이며


동시에 구원의 주에게 도착하고 싶다는, 조커를 통해 구원을 원한다는 열망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극의 후반부, 이 곡을 부르며 조커를 응원하던 죄수가 무참하게 살해당하며


조커는 결국 구원으로 인도할 성인이 아니었다는 점이 부각되죠.








물론 엔딩곡인 레이디 가가의 Thats life 역시 훌륭했고요.


...아니 그런데 그놈의 뮤지컬 넘버는 왜 나오면 지루함 치트키냐고.








사실 저놈의 뮤지컬은 한 가지 단점을 더 만들었는데, 바로 전작의 장점이었단 압도적인 음악이 갈 길을 잃어


영화의 압박감이, 특히 하이라이트의 압박감이 사라졌다는 점이죠.


이 점은 다음 단점으로 이어집니다.




....


그렇다고 뮤지컬 파트가 사라지면 이 영화가 재미있어지냐? 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조커 1편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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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 극이 긴장감과 서사의 고저차, 서스펜스를 압도적으로 유지했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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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의 각성도, 추락도, 대파국과 불타는 도시도


모든 것이 짜릿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2편은?



조커의 각성도, 아서의 추락도, 둘 모두 너무 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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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아서가 조커로 각성한다 한들, 그가 하는 건 그저 법정 속에서 연설 한 번 한게 전부에요.


그마저도 자비심 넘치는 판사가 한숨 푹 쉬며 놔둔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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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의 추락은 분명 고점보단 인상깊지만, 어디까지나 딱 그 정도입니다.


동료가 죽고 본인은 범해졌다는 파트는 다른 영화라면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졌겠지만, 이 영화는 '그 조커'의 후속작이잖아요.



자신의 삶은 그저 학대당한 과거에서 비롯된 개같은 코미디임을 깨달은 주인공이


사람 넷 죽이고, 어머니를 죽이고, 생방송에서 유명인을 쏴 죽였인 1편에 비하면 너무 미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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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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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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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들이 더 나왔어야죠.



전 아서를 싫어하고 그를 꺼려한게 아닙니다.


그의 고통과 몰락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혹평하는거죠.




감옥과 법정만 들락거리니 저런게 못 나왔다고 하기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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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구원이 주제인 쇼생크 탈출에선..


주인공이 감방 온 첫날에 우는 죄수를 간수가 시끄럽다고 때려죽이고, 나중엔 아예 교도소장이 죄수 죽이라 시키던데?


주인공 뒤는 진작 따일 뻔했고, 거긴 간수가 죄수 죽이는건 일도 아닌 동네던데?



아니 아캄이잖아. 그 고담의 아캄.


죄수 하나 우발적으로 죽이는 걸로 끝나기엔 너무 온건한거 아닙니까?


저기가 쇼생크였음 아서는 첫날에 동정졸업을 타의적으로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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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할리 퀸과 조커 추종자들 역시 지나치게 착하게 굴었죠.


극의 반동세력이자 실질적인 빌런의 역할이지만, 저 양반들 너무 선량한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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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그 역할을 떠맡은 부패하고 음울한 사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아서를 찍어누르고 억압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발발한 폭동이 얼마나 도시 전역을 불태웠는지 기억하십니까?



그런데 2편의 조커 추종자들은 말로만 '불태우자 하하핳ㅎ' 이러지, 하는건 법정 한 구석 소박하게 폭파시키는 정도군요.


아니 도시를 불태우고 어! 아서 납치해서 조커 되라고 고문하고 어! 긴장감이 조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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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랑 두명 말고 수백 수천명이


'잡히면 아서가 조커되는 AV' 같은거 찍으라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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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자면 이렇습니다.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본작의 주제는 전작을 효과적으로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와 별개로, 동어반복이며 지루한 뮤지컬 씬과 맥없는 넘버, 그리고 지나치게 부족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로 인해


결국 나름 가능성이 보였던 작품은 굉장히 심각한 결점을 껴안게 되었죠.



결국, 주인공을 추락시키는 목적이었던 본작은 자기 자신마저도 계단에서 미끄러져 어중간한 곳에서,


망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작도 아닌 어느 평범한 곳에서 멈춰서고 말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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