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0년
헥헥... 드디어 만들었다
수조원을 들이부어서 결국 성공시켰어..!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제 세상에서 가장 좋은 눈으로 우주를 바라본다!!
헤으응 저희가 먼저 쓰게 해주새연!
꺼졌ㅂ 우리 연구실이 먼저 침발라놨음
전세계 천문학자들이 앞다퉈 쓰고싶어 줄을 섰음
그러던 어느날
1993년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허블망원경 새 총책임자로 임명된 로버트 윌리엄이라고 합니다
자 이제 제 권한으로 다음 촬영 타겟을 결정해보고자 합니다
새 총책임자 임명 축하드립니다
자 그럼 뭐부터 찍어볼깝쇼?
일단 만만한 행성 모공이나 좀 찍어볼까요?
아니
태양이라도 찍어볼까요?
아니
어유 참 ㅎㅎ 총책님 역시 야심차시다지까 ㅎㅎ
하긴, 은하스케일정도는 가야겠다 그쵸?
아니 그럼 대체 뭘 찍으실려구요??
.....?
아니 갑자기 이짓을 왜시키시는거에요?
그래 거기 바늘구멍 영역 함 찍어봐
???????
네? 제가요???
아니 지금 지구 탑티어 망원경 런칭시킨거까진 좋았는데
돈 개같이 쏟아부어놓고 솔직히 이렇다할 성과 없어서 저희 똥줄타는거 아시잖아요
여론도 지금 부정적인거랑 뒤에 줄서있는 세계 탑급 천문학자들 안보이세요??
존나 멋진 천체 잘 잡아서 찍어도 모자랄 판에 왜 뜬금없이 허공을 찍으라고 하ㅅ
까라면 까
그리고 1995년
권력으로 냅다찍어눌러 결국 바늘구멍만한 면적의 빈 공간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오랫동안 노출을 시켜 촬영을 강행한다
10일 후
아우ㅆ 눈알 빠지는줄알았네
관제탑, 여기 사진 보내요 ㅇㅇ
관제탑 : ....저기... 허블아?
잘 보이지도 않는곳 10일내내 뚫어져라 보느라 뒤지는줄 알았는데 뭐 문제있어요?
니가 찍은거.....진짜 이게 맞니??
타켓을 제대로 잡지도 않아서 아무것도 쌔카맣게 찍힐거라고 여겼던 사진엔
수없이 반짝이는
행성도
항성도 아닌
약 3천개의
'은하'가 촬영된 것이다
허미 씹펄.... 아니 잠깐
저 점 하나하나가 모조리 은하인건 인정할게
근데 어쩌다 진짜진짜진짜 운좋게 특이한 포인트를 찍은 아님?
야 허블아 다른데 몇군데도 같은 방식으로 찍어봐봐
아잇 씻팔!!
그렇게 다른 부분도 여러곳 찍어본 결과
ㅎㅇ
(단체 무발기사정중)
그리고 바늘구멍 면적의 저 검은 하늘 영역을
장장 4개월동안 제대로 촬영해서 얻어진 사진이
2014년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그 사진엔 130억년 전 은하의 모습까지 담겨져있다
참고로 빅뱅은 137억년 전에 일어났다고 알려져있다
작은 점 하나 속에 수만의 은하가 빼곡하게 담겨진 이 사진의 이름은 훗날
Hubble Deep Fields로 불리우며
우주의 광활함을 인류역사상 가장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사진중 하나가 되었다
(흐뭇)
댓글(28)
낭만..
천문학자 우울증 유발 짤
허블나구만!
저 광점 하나하나가 별이 아니라 '은하' 라는게 충격이었지
말 그대로의 의미로 하늘의 빛 모두가 별
저거 하나로 그동안 인류가 가지고 있던 우주에 대한 인식이 뒤집어짐
디테일에서 태클걸 부분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MSG도 좀 적당히 쳐야지...
사실상 큰틀만뺴면 창작에 가까운 내용들이 많긴함 ㅋㅋㅋ
저기 보이는 은하 작은거 하나하나가 우리은하 같은거임?
ㅇㅇ 더 큰애들도 많고. 근데 저 은하안에 행성들만해도 수십억개가 넘게있음.
근데 130억년전 모습이 보인다는건
우주가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팽창중이길래...
빛의 속도보다도 빠르게
이미 알려진 천체가 아닌 미지의 영역을 찍어보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 참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