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입사하고 여기저기 인사하고 다니는데
뭐랄까 유난히 좀 구석진 자리에 이사 책상이 있어서 좀 놀랬지만 뭐 걍 꾸벅하고 자기소개했음
근데 회사 다니다보니까 느낀게 이분은 하는게 없음
나이가 70이 넘어서 그런가?
다른 임원급들은 존나 바쁘게 일하고 결재도 존나 늦게해주고 그러는데
이 분은 항상 사무실에 붙박이마냥 있고 뭐 일도 없는지 부장급이 결재해서 올라가면 이분은 자동결재 해놨나? 싶을정도로 빨리해줌
또 일을 하다보면 가끔 직급이나 짬으로 밀어붙이면서 찍어누를 때도 있는데 이 분은 일을 안하니 그런것도 없으니 접점이 없었다
보직도 자재관리 이사인데 애초에 자재관리 전담하는 부장급이 있는데 왜 굳이?라고 생각했음
회장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말이야
평소에는 그 나이대 노인마냥 골골거리면서 느리게 움직이시던 분이
회장님 오시니까 그렇게 밝은 표정으로 싸바싸바를 잘할 수가 없더라
내가 집에서 개를 키워봐도 이사님처럼 반가워하진 않던데 정말로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재능이 있으셨음
사실 그때 좀 큰 이슈가 있어서 회장님까지 오신거니 좋은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사님이 그렇게 재롱떨어주시니까 회장님이 회의 대충하고 실무자가 처리해서 보고해!하고 이사랑 술마시러 가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이사님이 개국공신이라 70먹고도 남아있다는데
실무자한테 일절 간섭안하고 회장님 오실때마다 저렇게 폭탄반 해주시니 실무자들도 다들 관심없거나 좋아했음
댓글(11)
회사에서 70넘었는데 책상앞에 있는 사람을 본다면
생존자라고 부르거라
저건 나름대로 대단한 업적이네
그래도 개국공신한테 자리 줬네 보통 2세 승계 들어가면서 죄다 쳐내던데
아 저런사람 필요하지
내부 리스크 매니징 이었네
저런 분위기메이커가 있으면 직원들은 부담이 덜하지 ㅋㅋ
어느회사든 폭탄처리반이 있다면 편하지
나 대신 윗 사람에게 고개 숙여주는 사람은 정말 귀하다
즉사기 타입의 보스 딜을 무효화하는 유일한 기믹
70에 회사자리 보전하면 뭐가 있어도 찐하게 있는게 당연하지
평소에는 격납고에 얌전히 있다가 보스출몰시 전담마킹 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