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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시.. | 00:16 | 추천 10 | 조회 56

[항공] 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 해군 폭격기 조종사 인터뷰 +58 [4]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808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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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하시 쥰(高橋 淳), 23세 때의 사진



1922년 출생. 소학생 때부터 파일럿을 동경하여 18세의 나이로 해군비행예과연습생으로 지원.
당초 2년만 배우고 그만둔 뒤 민간항공사의 파일럿이 될 예정이었으나, 전쟁이 시작되며 1식육공(G4M)의 파일럿이 되었다.
전후 민항기 조종사가 되어 지금도 교관으로 일하며 일본비행연맹 명예회장, 적십자비행대 대장으로써 재해 지역에서 물자를 수송하거나, 의사들을 수송하는 일을 하고 있음.




- 임무는 어떠했나요?

"임무는 적 함대에 어뢰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10기가 출격하면, 귀환하는 건 잘해야 5기 정도였나. [1]
해면을 아슬아슬하게 비행하며 적함의 1km 정도 앞에서 어뢰를 발사하는 겁니다. 기관총이 비처럼 쏟아져서 피탄당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돌아왔을 때 피탄된 탄흔이 65발이나 있을 때도 있었죠. 원래 1식육공에는 7명이 배정되지만, 너무 많이 격추당해서 도중에 5명으로 줄었습니다."

"도중에 기체 이상으로 돌아가는 기체가 반드시 1, 2기는 있었습니다. 내 기체는 고장난 적이 없었죠. 그냥 운이 좋았던 거라 생각합니다."

"남방에 있던 내 부대에도 40기 정도가 있었지만 1944년엔 2~3기 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 뒤 내지(일본 본토)에서 교관을 하다가 미군이 오키나와에 상륙했기 때문에 가고시마의 이즈미에 있는 비행장으로 가서 오키나와를 공격했지요. 종전 직전에 남아있던 기체는 내 기체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 홋카이도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고 북쪽으로 가던 도중, 전쟁이 끝났지요. 23살 때의 일이었습니다."


[1] 2차 세계대전 시기 뇌격 임무는 매우 위험한 임무였으며, 1식육공은 덩치가 크고 방어능력이 형편없어서 미군의 대공방어능력이 강해질수록 격추율이 급상승했다.




- 적함에 돌진할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음...역시 총알이 어디서 날라오나이지. 적탄이 이쪽으로 집중된다! 그러면 아래로 숨어들어간다!
이번엔 이쪽으로 왔다! 그러면 왼쪽으로 간다! 이런 식으로.."



- 적기에 공격받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적 전투기, P-38에 추격당할 때도 있었습니다. 전투기라는 건 보통 200m~300m에서 공격해옵니다. 그 거리서 후방사수가 부저로 알리는데, 그때 옆으로 피하는 거죠. 하강하면서 이걸 3~4번 하면 적 전투기를 뿌리칠 수 있었습니다."

" 적기에게 습격당하면 무조건 도망칩니다. 구름이 있으면 바로 뛰어듭니다. 구름 속에 들어가면 왼쪽도 오른쪽도 모르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구름에서 빠져나오면 항법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현재 위치를 알려주지요. 항법이란 건 한번이라도 틀리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틀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악천후 때 출격하면 더 힘들었죠. 지금이야 GPS가 있으니 편하지"

"야간전투기일 경우엔 원통에 든 알루미늄 포일을 한꺼번에 뿌립니다. 그러면 적기는 알루미늄 포일의 방향으로 사라졌습니다." [2]



[2] 이를 채프라 부르며,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이 독일군의 레이더를 기만하기 위해 처음 사용하였다. 현재에도 레이더 유도 미사일을 기만할 목적으로 항공기나 함정에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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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식육상공격기 미쓰비시 G4M "Betty"

(뒤쪽으로 1식육공을 따잇하려고 하는 P-38이 보인다.)

- 1식육공으로 비행하는 것은 어땠나요?

"1식육공은 페더링, 프로펠러를 세워서 저항을 감쇄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엔진 하나가 멈추면 조종이 힘들었습니다.
착륙은 매우 힘든 기술이었지요."

"1식육공은 중심이 정가운데있어서인지, 이륙 시에 기수가 잘 안 올라가서 탑승자들이 모두 뒤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착륙 시에도 똑같이 모두 뒤로 갑니다."

"그래서 탑승자가 죽어서 인원이 줄면 착륙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지요. 착륙 시에 브레이크를 한계까지 밟는 겁니다. 그리고 떼어내면 겨우 꼬리 쪽이 지면에 닿습니다.
4식중폭, 깅가, 그것들은 엄청 부러웠습니다. 이쪽은 낑낑대며 이륙하는데 저쪽은 그냥 슉 이륙하니까요. 96식육공(G3M)은 지금 타도 편할겁니다."

"그러고보니 전후 자위대에 교관으로 참여했을 때, 혼죠 씨(1식육공의 설계주임)와 만난 적이 있습니다. 혼죠씨가


「네? 1식육공에 타셨다구요? 그거 좋았지요? 좋았지요?」


라고 물어보셨지만 뭐...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 지금까지 가장 타기 편했던 기체는 무엇인가요?

"그야 96육공...응? 지금까지? 그럼 파이퍼 슈퍼커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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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카날 전역의 툴라기 섬에서 찍힌 사진. 왼쪽 아래의 기체가 타카하시 씨가 조종했던 기체)


- 패전을 직감한 순간은 어느 때였나요?

"패전을 느낀 순간 말입니까...음...그렇지요...
기지에서 다른 기지로 이동할 때, 경순양함 오오이(大井, 쿠마급 경순양함 4번함)라고 아십니까? 그 연돌 3개가 세워져있던...그 오오이에 타던 녀석이 제 동기라서요. 한가할 때 함교로 들여보내주었습니다. 거기서 제국해군함정표 같은 게 있길래 몰래 훔쳐봤지요. 봤더니 모두 줄이 그어져있는겁니다. 어이어이 연합함대 없어져버린거냐.
그때였으려나요...이 전쟁이 안 된다는 걸 느꼈을 때는..."



- 오키나와 전투가 끝났을 때, 부대에 남아있던 건 타카하시씨의 기체 뿐이었습니다. 무엇이 생사를 가른걸까요?

" 이거 괜찮을까하고 걱정될 정도의 무리한 기동과 마음가짐 아닐까요? 가끔 추락을 각오하고 무리한 기동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목숨을 책임지는 건 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온다고 다짐하고, 함께 타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유서를 쓰지 못하게 했지요. 다른 사람은 정신론이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강한 의지를 가지는 건 중요합니다. 전쟁을 겪었다면 알 겁니다. 출격 전에 「이번 비행은 맘에 안 드는구만」 이라며 불만을 표하거나, 평소엔 적당히 생활하면서 갑자기 정리정돈을 하는 사람, 출격 전에 손톱을 깎는 사람...모두 돌아오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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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타카하시 씨 (촬영 시기는 2014년 이전)


- 총 비행시간 25000시간 이상에 무사고, 일본 최고령의 파일럿이신데 건강의 비결이 무엇인가요?

"매일 7시간씩 자고 알맞게 먹는거지. 그리고 젊게 사려고 노력하는걸까나? 지금도 매주 1번씩은 비행하지요."




요약

1. 종이비행기에 타더라도 살 사람은 살아남는다.

2. 설계주임이 물어봐도 1식육공에는 좋은 평을 주기 힘들다?

3. 사망 플래그 꽂지 말자.




인터뷰 시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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