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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라는 불교 번역어가 되게 재밌음 +65 [9]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8005709

이게 상당히 초기부터 등장하는 번역어인데

과거, 현생, 미래의 생이 계속 이어진다는 걸 바퀴에 비유함.

근데 중국인의 사유에서 바퀴는 춘추전국시대부터 굴려먹던 되게 친숙한 녀석임.
그리고 이 시대의 문헌들을 보면, 바퀴에는 당연히 회전축이 있어야 똑바로 굴러간다는건 상식 of 상식.

그런 까닭에 윤회라는 수레바퀴가 구른다는 것은, 그 수레바퀴를 굴리는 회전축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됨.
그 회전축이 뭐냐? 하면 바로 생과 상관없이 유지되는 아트만, 즉 아(我)를 말하는거지.

그런데 불교는 무아를 말함.

무아 개념을 바퀴에 적용하면, 바퀴에서 회전축을 빼버린 상태가 연상될거임.
그런 바퀴는 이리저리 좀 구르다가 곧 회전을 중지하고 옆으로 쓰러지겠지.

이 상태가 바로 무아에서 비롯되는 윤회의 끊어짐이고, 고통의 소멸을 말하는거임.

그래서 윤회라는 번역어를 도입해서 현생 너머의 생을 바퀴에 비유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인들의 배경지식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불교철학적 개념들을 이해하게 만들 수 있었음.

정말 잘된 번역 사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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