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써 있는 글들의 행간을 읽어야 하는 이유 +44 [5]

동자승을 키우는 절 이야기가 인터넷에 가끔 올라온다.

10년 전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올라온다.

올라오면 베스트를 자주 가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올라오면 저 절에서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진실" 들이 댓글에 달리곤 한다.

이 글의 목적은 그 충격적인 진실의 행간을 더듬어서

인터넷 글들이 얼마나 믿을만하지 못한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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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해당 기관에 대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담은 기사글이다.

일단, 이 기사에서 절의 실명은 안 나왔지만

'동자승 사찰'이라고 돌려 쓴 절이 위의 다큐에서 다룬 절이라고 가정하자.

기사를 읽어보면, 빨간색으로 밑줄 친

"충북 아동보호전문기관" 이라는 곳이

해당 절에 아동학대 판정을 내린 중심 주체이고

사법기관의 판단과 관련없이 행정 처분이 실행될 근거를 제공했으며

"피해 아동인 동자승"들의 이후 거처를 물색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나는 이 기사를 읽었을 때 까지만 해도

"충북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일반명사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구글링 해보니 고유명사더라.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는 아래와 같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재밌는 표현이 하나 있다.

"굿네이버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하고 연혁을 봤다.

홈페이지 연혁을 보면 더욱 분명하다.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예전 이름이 "굿네이버스"였던 것이다.

왠지 귀에 익숙한데, 여기는 과연 뭐하는 단체일까?

소개글에 따르면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라고 한다.

또한

해당 단체에서 올린 입장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기독교(개신교) 기반 단체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활동하지만

아무튼 선교단체는 아니라고 한다.

그렇구나.

인터넷에서 보면, 이 단체에 대해서는  꽤나 악명이 높다.

국내 아동복지 관련 사업을 죄다 꿰고 있는 만큼 잡음도 오지게 많기 때문이다.

유명한 사건으로는 "정인이 사건"으로 알려진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에서 학데 아닌데욥 하고 판정한 적이 있고

비리집단이라는 말도 있고

복지단체들 기부금 횡령 문제에서도 꽤 거론된 듯 하다.

물론, 진실이 어떤지는 해당 단체 소속 사람만 알것이다.

여튼, 이 글에서는 인터넷의 일반적인 독해 방식과 같이

저런 "뜬소문"들을 근거로

이 단체가 극도로 부패했고, 자기 밥그릇만을 챙기는 곳이며, 선교에 미친 곳이라는

아주 극단적이고 과장된 가정을 도입하겠다.

이 가정에 따르면 이제 저 단체에서 절에 아동폭력 타이틀을 걸어줬다는 것의 의미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기독교 단체"가 "절"에 아동학대 판정을 내렸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독교 단체"의 판단만을 근거로 절에서 아이들을 빼냈으며

"동자승"에서 "피해 아동"이 된 피해자들은 "기독교 단체"의 손에 이끌려 절에서 나갔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절에 사보타주를 가하는 제일 많은 케이스가 바로 기독교인이다.

저 사람들은 절 다니는 사람들이 지옥의 땔감 되기를 예약한 것이랍시고

멀쩡한 절을 땔감으로 삼더라.

여튼, 이런 배경지식을 동원하면

저 동자승을 돌보던 절 또한 기독교 집단의 공사에 당한 것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시나리오를 써볼 수 있겠다.

심지어 기사에서 보면, 연간 45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정부지원금도 받고 있었다고 하지 않는가!

이를 탐내서 + 꼴보기 싫은 타종교 복지단체를 없애기 위해서

별것 아닌데 판을 키워서 아동학대라고 낙인찍은 것 아닌가

라고 심히 극단적인 추측을 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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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에 관한 신문기사들에서는

결국 이 절이 어떤 행정처분을 받았고, 어떻게 되었는지를 전혀 후속 기사로 내지 않았다.

구체적인 아동학대의 내용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내용이 올라오면 사람들은 10년이 지났는데도

"그 절 아동학대 아님?" 하는 댓글을 단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만

자극적인 댓글은 오늘도 베스트를 달구는 것이다.